<법률산책>
부동산의 이중저당과 이중매매에 대한 형사책임

부천미래신문 | 입력 : 2020/07/06 [16:25]

 

▲ 김주관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A씨는 2016614B씨로부터 18억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에 4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A씨는 B씨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지 않고, 20161215일 제3C에게 이 아파트에 대하여 채권최고액을 12억원으로 하는 4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이로 인해 A씨는 12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하고 B씨에게는 12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되었다.

 

2.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그 동안 채무의 담보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임의로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는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대법원 1971. 11. 15. 선고 711544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9328 판결 등), 이와 같은 법리를 이중매매(대법원 1993. 4. 9. 선고 922431 판결, 대법원 2018. 5. 17. 2017402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91434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주택에 대한 전세권설정계약을 맺고 중도금까지 지급받은 후 타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준 경우(대법원 1993. 9. 28. 선고 932206 판결)에도 관철하여 왔다. 이에 따라 1심과 2심법원은 A씨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각각 징역 16개월과 징역 26개월을 선고했다.

 

피고인 A씨는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상고심에서는 A씨가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3363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51301 판결 등 참조),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하면서(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975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채무자가 저당권설정계약에 따라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저당권을 설정할 의무는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자 자신의 의무이므로 채무자가 제3자에게 먼저 담보물에 관한 저당권을 설정하거나 담보물을 양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이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금전채무에 대한 담보로 부동산에 관하여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채권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줄 의무가 있음에도 제3자에게 그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914340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의 이중저당은 배임죄를 구성한다는 종래의 입장을 변경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이와 같은 부동산의 이중저당에 대한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면서도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중도금을 받은 이후에 해당 부동산의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는 이중매매에 대하여는 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하는 기존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김주관 활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김포시 봉화로21, 3층 나호 / 031-8049-8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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